
원달러 환율 1,560원 찍고 1,490원대로 — 이 변동성이 내 자산에 미치는 것
불과 한 달 사이에 환율이 1,562원까지 치솟았다가 1,490원대로 내려왔다. 2009년 이후 17년 만의 최고점을 찍었다가 다시 빠진 거다. 숫자만 보면 그냥 외환시장 얘기 같지만, 달러 자산을 들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변동성이 직접 지갑에 영향을 준다. 오늘은 이걸 정리해보려 한다.
왜 이렇게 올랐고 왜 다시 빠졌나
6월 초 환율이 1,562원까지 치솟은 데는 세 가지 원인이 겹쳤다.
첫째, 한미 금리 격차다. 미국이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동안 한국은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채가 터지고, 안 올리면 달러가 빠져나간다. 정부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구조였다.
둘째, 외국인 한국 주식 순매도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기술주에 대한 노출을 줄이면서 8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달러로 바꿔서 나가면 원화 수요가 줄고 환율이 오른다.
셋째, 미이란 전쟁 여파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로 자금이 몰렸다.
근데 7월 들어 환율이 다시 빠진 이유도 명확하다. 한국의 6월 수출이 전년 대비 70.9% 증가해 월간 출하량이 사상 처음으로 1,022억 달러를 넘었다.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월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한 국가가 됐다. 반도체 수출만 199.5% 급증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달러 공급이 늘었고,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다.
고환율이 내 자산에 미친 영향
환율이 오르면 달러 자산 보유자는 웃고, 수입 의존 소비자는 운다.
나는 QQQ, SCHD, JEPI 같은 미국 ETF를 들고 있다. 환율이 1,400원대에서 1,562원까지 오르는 동안 ETF 가격 변동과 별개로 환차익이 생겼다. 달러로 표시된 자산이 원화로 환산하면 더 커지는 구조다. 반대로 지금 환율이 1,490원대로 빠지면서 그 환차익이 일부 줄어들었다.
수입물가는 다른 얘기다. 환율 1,500원 수준이면 소비자물가를 최대 0.24%포인트 끌어올린다는 분석이 있다. 해외여행 비용도 2023년 대비 환전 비용이 300만원 이상 늘었다. 달러 자산이 없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고환율이 그냥 비용 증가다.
비트코인과 환율 — 원화 약세 때 코인은 어떻게 움직였나
원화가 약해질 때 비트코인은 어떻게 움직였을까. 흥미롭게도 환율이 고점을 찍던 6월 초, 비트코인도 변동성이 컸다. 원화 기준으로 보면 달러 가격에 환율까지 더해지니까 원화 투자자 입장에서 수익률이 더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
내가 보기엔 비트코인은 달러 약세 헤지 자산이라기보다, 원화 약세 환경에서 달러 자산과 비슷한 성격을 띠는 측면이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달러 표시 자산인 비트코인의 원화 환산 가치는 올라가니까.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환율이 1,562원을 찍었을 때 솔직히 ETF를 팔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환차익이 꽤 붙었으니까. 근데 팔지 않았다. 환율 예측은 주가 예측보다 더 어렵고, 장기 보유 전략에서 단기 환율 변동에 흔들리는 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지금 1,490원대로 빠진 시점에서 보면, 오히려 달러 자산을 더 살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장기적으로 원화가 1,100~1,200원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1,400원대가 새로운 균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구간에서 달러 자산을 꾸준히 쌓는 전략이 맞다고 본다.
오늘의 한 줄 정리
환율은 예측하는 게 아니라, 방향에 베팅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