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장이 흔들리는 이유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이란 충돌 → 원유 상승 → 인플레이션 재점화 → 연준 금리 인하 불가 → 자산시장 압박
이 연결고리를 이해하면 지금 코스피가 왜 서킷브레이커를 맞았고, 비트코인이 왜 $63,000 아래로 내려갔는지가 보인다.

1단계 — 미국-이란 충돌과 원유
올해 2월 말 시작된 미국-이란 충돌이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다. 4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26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길목이다.
6월 중순 이슬라마바드 각서(휴전 합의)로 가격이 내려왔다. 하지만 이란 핵 문제 등 핵심 쟁점은 60일 추가 협상으로 미뤄진 상태였다. 그리고 7월 중순,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이 다시 피격됐다는 보도와 함께 휴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후티 반군이 호르무즈가 아닌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호르무즈를 피해 우회하는 항로마저 막히면서 원유 공급망이 이중으로 압박받고 있다.
결과는 숫자로 나타났다. 브렌트유가 지난주 대비 16~18%, 지난달 대비 30~35% 급등하며 현재 배럴당 $100을 넘어섰다. 전쟁 전 $70 수준에서 40% 이상 뛴 것이다.
원유가 비싸지면 어떻게 되나. 기름값이 오르고, 물류 비용이 오르고, 전기·난방비가 오른다. 결국 물가 전반이 올라간다. 지금처럼 전쟁 전 대비 40% 오른 원유 가격은 단순한 에너지 비용 문제가 아니라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된다.
2단계 — 인플레이션 재점화
연준이 목표로 삼는 물가 지표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다. 목표는 2%다.
지금 PCE는 3.7%다. 목표보다 1.7%포인트 높다. 원유 가격이 오르기 전부터 이미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버티고 있었다. 여기에 원유 상승이 추가 압력을 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는 건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없다는 뜻이다.
3단계 — 연준은 금리를 내리기는커녕
7월 28~29일 FOMC 회의가 열린다. 시장은 지금 어떻게 보고 있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놀랍게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36.3%까지 올라와 있다. CME FedWatch 기준이다. 선물 시장이 연준 금리 결정 확률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지표인데, 인하가 아니라 인상 확률이 36%라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숫자다.
연준은 현재 금리를 3.50~3.75%로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를 네 번 기대했다. 지금은 한 번으로 줄었다. 그것도 인하가 아니라 인상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게 왜 자산시장에 문제가 되나.
4단계 — 자산시장에 무슨 일이 생기나
금리가 높게 유지되거나 더 올라가면 자산시장은 압박을 받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주식: 금리가 높으면 기업 이익의 현재가치가 떨어진다. 특히 미래 성장을 바라보는 기술주, 성장주가 더 크게 흔들린다. 코스피가 7월 13일 하루에 -8.95%를 맞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코인: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안전한 달러 예금, 채권의 매력이 올라간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코인을 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든다. 공포탐욕지수가 22 —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내려온 게 이 맥락이다.
달러와 원화: 미국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달러 강세도 이어진다.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그럼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7월 29일 FOMC 결과가 단기 방향을 결정한다.
시나리오 A — 동결: 시장이 안도하면서 단기 반등 가능성. 다만 인플레이션이 해결된 게 아니라 “이번엔 안 올렸다”는 것뿐이라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시나리오 B — 인상: 단기적으로 자산시장 전반에 충격. 비트코인과 성장주 중심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올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은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 비중을 확보해두는 게 맞는 구간이다. 불확실성이 가장 클 때 레버리지를 키우는 건 방향이 맞아도 청산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한 줄 정리 이번 FOMC에서 동결이 나오더라도, 방향은 이미 정해지고 있다. 다만 비가 내린 뒤 땅이 더 단단해지듯, 지금 이 고통이 다음 사이클의 바닥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