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가 또 한 번 유예됐다. 이 논란은 몇 년째 반복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과세 유예 결정이 옳다고 생각한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지금 방식의 가상자산 과세 자체에 반대한다. 오늘은 가상자산 과세가 왜 문제인지, 내 생각을 정리해봤다.
가상자산 과세,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에서 가상자산 과세 논란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가상자산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연 250만원 공제 후 초과 수익의 22%(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근데 매번 시행 직전에 유예됐다. 2022년 시행 예정 → 2023년으로 유예 → 2025년으로 유예 → 2027년으로 또 유예. 이렇게 세 차례나 반복됐다. 2024년 12월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과세 시기가 2027년 1월로 최종 연기됐고, 세제 당국은 이번엔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예 이유는 매번 비슷하다. 과세 인프라가 아직 준비가 안 됐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먼저라는 것이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정치적 이유도 크다. 코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고, 선거를 앞두고는 더더욱 건드리기 어려운 주제다.
가상자산 과세, 뭐가 문제인가
나는 가상자산 과세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수익이 생기면 세금을 내는 건 당연한 의무다. 문제는 지금 설계된 방식이다.
첫째, 손실 공제가 제대로 안 된다.
주식의 경우 손실이 나면 이월공제가 가능하다. 올해 손실을 봤으면 내년 수익에서 차감해준다. 근데 가상자산은 이 부분이 제대로 설계가 안 돼 있다. 코인 시장의 특성상 극단적인 등락이 반복되는데, 올랐을 때만 세금을 내고 빠졌을 때는 아무런 보호가 없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둘째, 빠졌을 때 정부가 해주는 건 없다.
이게 내가 제일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코인은 워낙 변동성이 크다. 솔라나처럼 60% 넘게 빠지는 건 코인 시장에서 흔한 일이다. 내가 직접 경험했다. 그 손실에 대해 정부가 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다. 손실 보전도 없고, 세금 혜택도 없다. 근데 수익이 나면 22% 세금을 떼겠다고 한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셋째, 시장 위축 효과가 크다.
한국은 글로벌 코인 시장에서 거래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다. 김프가 생길 정도로 한국 투자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근데 과세가 시행되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세금 내면서 국내 거래소 쓸 이유가 줄어드는 거다. 결국 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
넷째, 250만원 공제 한도가 너무 낮다.
연 250만원 공제 후 22% 과세라는 기준이 코인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 코인은 수익이 날 때 한꺼번에 크게 나는 경우가 많다. 불장 때 잠깐 수익이 났다가 다시 빠지는 경우도 많다. 250만원은 너무 낮은 기준이다. 주식의 경우 5000만원까지 공제가 되는데, 가상자산만 250만원이라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과세를 영원히 안 할 수는 없다
솔직히 가상자산 과세를 영구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익에 세금을 내는 건 당연한 사회적 의무고,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편입될수록 과세는 불가피하다. 실제로 세제 당국은 2027년부터 해외 거래소 거래까지 자동 정보교환 체계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제대로 된 설계가 먼저다. 손실 이월공제, 장기 보유 세금 혜택, 합리적인 공제 한도 등이 갖춰진 다음에 과세를 해야 한다. 지금처럼 수익에만 22% 세금을 떼는 방식은 너무 일방적이다.
미국은 이미 가상자산 과세를 하고 있는데, 1년 이상 보유 시 장기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해서 세금을 낮춰준다. 이런 방식이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면서도 세수를 확보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
현재 나는 비트코인 3.0개와 솔라나 75개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3분기에 코인 시장이 크게 오른다면, 2027년 과세 기준에 따라 상당한 세금이 발생할 수 있다. 솔직히 이 부분이 걱정된다.
근데 지금 당장은 솔라나가 마이너스 상태라 과세 걱정보다 반등 걱정이 더 크다. 수익이 나야 세금도 내는 거니까. 일단 불장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과세 관련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참고로 2027년 1월 1일 이전에 보유한 가상자산은 2026년 12월 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유리한 금액을 취득가로 인정해준다고 하니, 이 부분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리
- 가상자산 과세는 2022년부터 세 차례 유예, 2027년 1월 시행 예정
- 세율: 연 250만원 공제 후 초과 수익의 22% (지방세 포함)
- 과세 자체보다 설계 방식이 문제 — 손실 공제 미비, 낮은 공제 한도
- 빠질 때는 보호 없고 오를 때만 22% 세금 — 형평성 문제
- 과세 시행 시 국내 투자자 해외 이탈 가능성
- 미국처럼 장기 보유 혜택 등 합리적 설계가 먼저 필요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건 막을 수 없다. 다만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일방적으로 쥐어짜는 방식은 안 된다. 제대로 된 설계와 충분한 논의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