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가 비트코인을 팔았다 — 소문인가, 팩트인가

나는 항상 이 질문을 가지고 있었다. 스트래티지는 어떻게 비트코인을 사기만 하고, 팔지 않는 구조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가. 배당도 내야 하고, 이자도 있고, 고정 비용도 있는데. BTC 가격이 영원히 오르기만 한다면 모르겠는데, 내려가는 구간에서는 어떻게 버티는 건가.
이번에 그 의문의 실마리가 하나 풀렸다. 세일러가 팔았다.
팩트부터 정리하자
루머가 아니다. 6월 1일 SEC 공시(8-K 파일링)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스트래티지는 5월 26일부터 31일 사이, 비트코인 32개를 평균 $77,135에 매도했다. 총 약 $250만 규모다. 4년 만에 처음이다. 마지막 매도는 2022년 12월이었다.
현재 스트래티지 보유량은 843,706 BTC. 이번에 판 건 그 중 **0.004%**다. 숫자만 보면 대수롭지 않다. 근데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팔았다’는 사실 자체다.
MSTR 주가는 공시 직후 5% 빠졌다.
왜 팔았나 — STRC 우선주 배당 때문이다
세일러가 아무 이유 없이 판 게 아니다.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스트래티지는 STRC라는 영구 우선주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해왔다. 연 11.5% 배당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9개월 만에 $85억 규모로 커졌다. 우선주 전체 시리즈를 합하면 연간 배당 의무가 약 $15억에 달한다.
문제는 이 배당을 어떻게 내느냐다. 방법이 두 가지다. 주식을 새로 발행해서 현금을 조달하거나, 비트코인을 파는 거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mNAV 비율로 결정된다. mNAV는 회사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에 비해 얼마나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mNAV가 1.0 이상이면 주식 발행이 유리하다. 1.0 아래로 내려오면 주식을 새로 발행하는 것보다 BTC를 파는 게 주당 비트코인 수를 지키는 데 더 낫다.
지금 mNAV가 좁혀지고 있다. 그래서 팔았다.
세일러는 뭐라고 했나
공시 이후 세일러가 직접 입을 열었다. “매도 발언은 숏셀러와 하터들을 교란하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근데 실제로 팔았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스트래티지 CEO 퐁 리는 좀 더 솔직했다. “mNAV가 1 미만으로 떨어지면 배당 재원을 위해 BTC를 매각할 수 있다”고 Q1 실적 발표에서 이미 밝혔다. 세일러가 깜짝 팔기를 한 게 아니라, 이미 공지된 조건이 충족되면서 실행된 거다.
내가 가졌던 의구심이 맞았다
나는 오래전부터 스트래티지의 재무 구조가 불편했다. 비트코인을 살 때는 주식을 발행하거나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한다. 근데 그 과정에서 배당, 이자라는 고정 비용이 쌓인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는 동안은 문제가 없다. 주가도 올라가고, mNAV도 높고, 주식 발행으로 배당을 충당할 수 있으니까.
근데 BTC 가격이 내려가면 구조가 흔들린다. mNAV가 떨어지고, 주식 발행으로 배당을 충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면 비트코인을 팔아야 한다. 비트코인을 팔면 가격에 하방 압력이 생긴다. 가격이 더 내려가면 mNAV가 더 떨어진다.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매도는 32개, $250만이다. 아직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다. 근데 연간 배당 의무가 $15억이라는 걸 생각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흔들리는 국면에서 이 숫자가 어떻게 커질지는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두 가지다.
첫째, 스트래티지의 BTC 매수는 무조건 매수가 아니다. 조건부 구조다. mNAV와 BTC 가격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때만 “사기만 하는 회사”가 가능하다. 그 조건이 무너지면 팔아야 한다.
둘째, 세일러는 여전히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다. 32개를 판 건 사실이지만, 843,706개를 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매도가 비트코인에 대한 신념이 바뀐 신호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무적 필요에 의한 구조적 매도다.
근데 내가 불편한 건, 이 구조가 앞으로 더 자주 작동할 수 있다는 거다. 비트코인이 $72,000대까지 내려온 지금, mNAV 압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32개가 320개, 3,200개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내가 가장 불안한 건 따로 있다 — 843,706개라는 숫자
재무 구조 얘기를 했는데, 사실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불안감이 있다.
843,706 BTC. 이건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4%**다. 한 회사가 전체 시장의 4%를 쥐고 있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를 철학으로 태어난 자산이다. 어떤 국가도, 어떤 기관도, 어떤 개인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근데 현실에서는 스트래티지 한 회사가 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량을 쥐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가 흔들릴 경우다. 앞서 얘기한 mNAV 구조가 무너지고, 배당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유동성 위기가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32개가 아니라 수만 개, 수십만 개를 단기간에 시장에 내놔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이 대략 $30~50B 수준이다. 843,706 BTC는 현재 시세($73,000 기준) 약 $616억 규모다. 이걸 강제 청산 형태로 시장에 던지면 충격은 계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2022년 루나 사태 때 $400억짜리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비트코인이 몇 달 만에 70% 빠진 걸 기억한다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세일러가 그럴 일 없다고 할 거다. 나도 당장 그렇게 될 거라고 보진 않는다. 근데 시장은 항상 “설마”가 현실이 된 순간에 가장 크게 움직였다. 그리고 지금 이미 구조적 매도가 시작됐다는 걸 시장이 확인했다.
그래서 이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두 가지다.
첫째, 스트래티지의 BTC 매수는 무조건 매수가 아니다. 조건부 구조다. mNAV와 BTC 가격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때만 “사기만 하는 회사”가 가능하다. 그 조건이 무너지면 팔아야 한다.
둘째, 세일러는 여전히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다. 32개를 판 건 사실이지만, 843,706개를 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매도가 비트코인에 대한 신념이 바뀐 신호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무적 필요에 의한 구조적 매도다.
근데 내가 불편한 건, 이 구조가 앞으로 더 자주 작동할 수 있다는 거다. 비트코인이 $72,000대까지 내려온 지금, mNAV 압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32개가 320개, 3,200개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늘의 한 줄 정리 세일러가 판 건 0.004%다. 근데 그 구조의 존재와 리스크가 실제로 실현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시장이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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