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지금 사야 하나 — 무주택자의 솔직한 고민
나는 무주택자다. 강남에 살고 있지만 집은 없다. 그리고 항상 이 질문을 한다. “지금 사야 하나?” 주식, 코인등의 자산들에 투자하고 있으면서도 부동산만큼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오늘은 그 고민을 솔직하게 써보려 한다.
항상 비쌌고, 항상 올랐다
돌아보면 항상 그랬다. 2019년에도 “너무 비싸다”고 했고, 2021년에도 “지금은 고점이다”라고 했다. 근데 결과는 어땠나. 그때가 저점이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은 18.67% 상승해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 20인 전원이 “2026년 서울 아파트값 오른다”고 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서울 매매가 4.2%, 전세가 4.7% 상승을 전망했다.
비싸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들이 전부 매수 기회였다. 그걸 알면서도 또 망설이고 있다.
근데 왜 못 샀는가 — 유동성, 기회비용, 그리고 10년의 해외 생활
가격이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부동산은 유동화가 안 된다. 10억짜리 아파트를 사면 그 돈이 거기 묶인다. 코인이 급등하는 타이밍에, 주식이 저점인 순간에 현금이 없다. 그 기회비용이 무섭다. 실제로 2023년 여름 비트코인이 $25,000일 때 현금이 있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 부동산에 올인했다면 그 기회가 없었을 거다.
둘째, 대출 부담이다.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수억 원의 대출은 기본이다. 매달 나가는 이자가 투자 여력을 잠식한다. 레버리지가 양날의 검이라는 걸 코인 시장에서 충분히 배웠다.
셋째, 물리적 여건이 안 됐다. 나는 지난 10년을 해외에서 보냈다. 중국,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 한국에 언제 귀국할지도 몰랐고, 자산도 전부 해외에 있었다. 그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를 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돌아와서 보니 그 10년 동안 서울은 두 배가 됐다. 해외에서 열심히 일하는 동안, 서울 아파트는 나 없이 혼자 올랐다. 이게 제일 씁쓸한 부분이다.
지금 서울 시장은 어떤가 — 공급 절벽과 규제의 충돌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을 이해하려면 두 가지 흐름을 봐야 한다.
상승 압력부터다.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공급이 없으니 가격이 버텨준다. 1기 신도시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세난도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1.29 대책으로 도심 주택 공급 확대를 발표했지만 서울시가 즉각 반박 브리핑을 열었다. 공급 확대가 실제로 이뤄지려면 최소 3~5년은 걸린다는 얘기다.
하락 압력도 있다. 5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했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 이상은 30%p가 추가된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있고 고가주택 대출 한도도 축소됐다. 수요를 강하게 억누르는 구조다.
하락론자들은 뭐라고 하는가
하락론의 핵심은 “버블”이다. 금리가 내려간다고 해도 워낙 많이 오른 가격이 부담이고,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 장기적으로 부동산 수요를 갉아먹는다는 논리다. 또 정부 규제가 강해질수록 매수 심리가 꺾일 수 있다.
근데 솔직히 이 논리는 10년째 나오고 있다. 그리고 10년 동안 서울은 올랐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아직도 고민 중이다. 근데 생각이 점점 이쪽으로 기울고 있다.
서울은 앞으로도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공급이 없고, 수요는 계속 있고, 돈은 서울로 몰린다. 기회비용 걱정은 이해하지만, 부동산을 안 사는 것도 결국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 있다. 항상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그때가 저점이었다는 걸 반복해서 경험했으니까.
다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코인 포트폴리오가 정리되는 시점, 현금 흐름이 안정되는 시점에 진지하게 검토할 생각이다. 부동산도 타이밍이 있다고 믿는다.
오늘의 한 줄 정리 서울 아파트는 항상 비쌌다. 그리고 항상 올랐다. 문제는 내 타이밍과 결심이다.